"설교와 기도가 죄가 됐다" - 손현보 목사, 147일 독방의 기록을 책으로 펴내다

▲『손현보 목사의 항소이유서』 | 손현보·정승윤 지음 | 미래H | 18,000원 | ISBN 978-89-7087-174-5
세계로교회 담임 손현보 목사가 5월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주년기념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간 『손현보 목사의 항소이유서』(미래H, 18,000원)를 공식 출간했다. 공동 저자는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정승윤 교수다.
손 목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이 책을 판매하려고 쓴 것도, 개인의 억울함을 호소하려고 쓴 것도 아니다"라고 먼저 못 박았다. "기독교인들이 자신의 자유가 얼마나 침해당하고 있는지 깊이 생각하지 않는 분들이 너무 많다. 이것을 알리기 위해,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해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다"고 출간 동기를 밝혔다.
20번 고발, 39번 재판, 147일 독방
책의 출발점은 손 목사가 2025년 압수수색과 구속, 그리고 2026년 1월 30일 1심 판결에 이르기까지 직접 겪은 사건의 전 과정이다. 판결 결과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비록 석방됐지만 10가지 죄목 전체가 유죄로 인정됐고, 특히 부목사의 기도 내용까지 손 목사와의 '공모'로 인정됐다.
147일의 독방 구금 기간 동안 손 목사는 20번의 고발과 39번의 재판을 경험했다. 이 구체적 사실들을 통해 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체험의 언어로 기록한 것이 이 책의 1부다.

▲손현보 목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사법 형평성 문제를 직접 제기했다. 또한 부목사의 기도가 공모로 인정된 부분에 대해서는 더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손 목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사법 형평성 문제를 직접 제기했다. "부산 교육감 후보 김석준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최윤홍은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아무도 구속되지 않았고, 지금도 교육감을 하거나 이번 선거에 또 나왔다. 선거 당사자도 아닌 나는 구속돼 독방에 5개월 가까이 있었다. 같은 법원에서 나온 판결이다. 이것이 형평성에 맞는가."
"목사의 설교가 선거법 위반인가"
손 목사 사건의 핵심 쟁점은 목사의 설교와 기도가 공직선거법의 규율 대상이 될 수 있는가이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교육감 후보를 불러 인터뷰하면서 차별금지법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학생인권조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네다섯 가지 질문을 했을 뿐"이라며 "누구를 찍어라, 찍지 말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부산시장이든 교육감이든 나오면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인터뷰를 해왔고 그 영상이 지금도 유튜브에 다 나와 있다. 단 한 번도 선거법 잣대로 제재를 받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만 문제를 삼아 구속했다"고 말했다.
부목사의 기도가 공모로 인정된 부분에 대해서는 더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어느 집회에서 부목사가 기도를 했는데, 그 집회는 우리가 주최한 것도 아니었다. 갑자기 대리 기도를 하게 됐는데 그 기도문 한 구절을 따서 나와의 공모로 기소하고 1심에서 유죄 판결을 했다. 목사가 부목사에게 기도를 시킬 때 부목사가 무슨 기도를 할지 어떻게 아느냐. 이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정교분리의 역사적 의미 - 나치와 일제의 악용에서 시작된 논쟁
책의 핵심 논제는 정교분리 원칙의 올바른 해석이다. 손 목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이 문제를 헌법 제정 역사와 연결해 설명했다.
"1948년 제헌국회 속기록을 보면 헌법 12조(현행 20조) 종교의 자유 조항을 넣을 때 수많은 의원들이 반대했다. '당연히 종교는 자유를 누려야 하고 정치가 종교에 개입하지 말아야 하는데, 굳이 헌법으로 낼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왜 그런 말이 나왔겠는가. 일제 시대에 정교분리라는 명분으로 교회를 통제하고 신학교를 폐쇄하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헌국회에서는 '국가는 종교를 보호한다'는 수정안이 제출됐으나, '보호라는 명분으로 국가가 종교에 개입할 수 있다'는 강한 반대에 부딪혀 재석 152명 중 찬성 39표, 반대 86표로 부결됐다. 제헌국회의 일치된 본뜻은 '국가 권력은 종교 영역에 절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손 목사는 "나치는 '강단조항'을 신설해 목사의 설교 내용을 검열하고 처벌했다. 이에 맞서 본회퍼와 칼 바르트가 '고백교회'로 저항했다. 일제도 '포교규칙'을 만들어 종교 활동을 통제했다. 그들에게 정교분리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원칙이 아니라, 종교가 국가 권력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재갈이었다"고 설명했다.
3.1운동도 같은 맥락에서 언급됐다. "기미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 전원이 종교인이었다. 이것은 종교적 신념이 사회 정의 및 민족의 고난과 분리될 수 없음을 선포한 것이며, 일제의 종교 통제 정책에 대한 정면 반박이었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대한민국은 3.1운동을 계승한다'고 명시한다. 3.1운동을 계승하는 나라가 정교분리를 명목으로 목사의 설교를 재단하고 구속한다는 것은 헌법의 취지와 전문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목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목사의 설교와 사회 현실의 관계에 대한 신학적 입장도 밝혔다. '손현보 목사의 항소 이유서'는 2부로 구성됐다. 1부는 손 목사가 직접 겪은 사건 기록으로, 설교와 기도가 어떻게 법의 대상이 됐는지, 한 문장이 어떻게 사람 전체를 규정하는 근거로 바뀌는지를 시간 순으로 담았다. 2부는 공동 저자 정승윤 교수(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가 법적 측면에서 '국민을 향한 항소이유서'를 펼쳐놓는다.
"설교는 삶의 정황에 적용되어야 한다"
손 목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목사의 설교와 사회 현실의 관계에 대한 신학적 입장도 밝혔다.
"신학교에서 배울 때 '설교의 기본은 삶의 정황과 그 당시 사람들의 생활에 적용하지 못하는 설교는 설교가 아니다'라고 배웠다. 기름값이 오르고, 물가가 오르고,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려 하고, 교회 해산법이 발의되는 상황에서 교회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교회인가. 구약의 선지자들은 왕에게, 권력자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다가 목숨을 잃기도 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12월 9일 국무회의에서 한 발언이 2026년 1월 9일 민주당의 민법 일부 개정 발의, 1월 21일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의 '정교분리 어기는 자는 뿌리째 뽑겠다'는 발언으로 이어진 것과 자신의 사건이 맥락적으로 연결된다고 주장했다.
책의 구성과 법적 차원의 분석
책은 2부로 구성됐다. 1부는 손 목사가 직접 겪은 사건 기록으로, 설교와 기도가 어떻게 법의 대상이 됐는지, 한 문장이 어떻게 사람 전체를 규정하는 근거로 바뀌는지를 시간 순으로 담았다. 미국에서 1만 8천여 명의 목회자가 석방 서명을 보내온 사실도 포함됐다.
2부는 공동 저자 정승윤 교수(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가 법적 측면에서 '국민을 향한 항소이유서'를 펼쳐놓는다. 교회 강단과 공직선거법의 경계, 종교 발언과 공직선거 규율의 한계, 종교단체 직무를 활용한 선거운동 여부, 부정선거운동과 관련된 선거법의 맹점, 사법의 이름으로 가해지는 종교 탄압, 무죄 호소 및 최후 변론 등의 차례로 구성됐다.
손 목사는 간담회를 마치며 이렇게 말했다. "항소는 결과를 바꾸기 위한 절차만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어디에서 기준이 무너졌는지를 다시 짚어야 한다. 이 나라에서 말과 신앙이 어떤 자리에 놓여 있는지, 그 기준이 어디에 있는지를 끝까지 따져보려 한다."
책 뒤표지에 실린 그의 말이 이 사건의 무게를 압축한다. "만약 내가 구속된다면, 그것은 개인의 일이 아니라 이 나라의 상태를 보여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출처 : 뉴스앤넷(https://www.newsn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