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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기도가 죄가 되는가…종교 자유·사법 형평성 국민 앞에 묻다

May 19, 2026



설교와 기도가 법정의 판단 대상이 되는 시대,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신간 ‘손현보 목사의 항소이유서(손현보·정승윤 지음, 도서출판미래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종교 자유와 사법 형평성 문제를 다시 국민 앞에 꺼내 들었다.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손 목사는 자신의 구속과 재판을 개인 사건이 아닌 한국교회와 다음세대가 직면한 자유의 문제로 규정했다.

그는 "수많은 사람들이 재판을 하고 항소를 하지만 ‘항소이유서’라는 책까지 내게 된 것은 우리나라 사법 체계가 너무나 평등하지 못하고 정치적 성향에 따라 재판도, 결과도 달라지는 현실을 보았기 때문"이라면서 "기독교인과 국민들이 지금 우리의 자유가 얼마나 침해당하고 있는지 깊이 생각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손 목사는 자신에게 적용된 법 집행이 형평성에 맞지 않음에 목소리를 높였다. 김석준 부산 교육감 후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최윤홍 부산 교육감 후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에 비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인 손 목사는 5개월(147일) 간 독방 수감생활을 거친 것. 더욱이 교회가 압수수색을 당하고 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속되어 심각한 인권침해를 겪었다고 토로했다.

손 목사는 "이것은 같은 법원에서 일어난 판결이다. 법이 공정했다면 선거 당사자도 아닌 나는 감옥에 가고 형량도 반밖에 되지 않는데 선거법을 위반한 당사자들은 교육감도 하고 선거에 또 나왔다"면서 "같은 법, 같은 사안에서 판결과 처분이 이렇게 달라지는 것은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고 피력했다.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 /최성주 기자

특히 "목사의 설교가 과연 사법적 잣대로 처벌될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누구를 찍으라, 찍지 말라고 한 것도 아니고 교육감 후보를 불러 차별금지법과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은 것인데 단순한 몇 가지 질문을 선거법으로 엮어 사람을 구속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산시장이나 교육감 후보가 나오면 정책을 묻는 인터뷰를 해 왔고, 그 영상들은 지금도 유튜브에 남아 있다"며 "그동안 단 한 번도 법의 잣대로 제재를 받거나 경고를 받은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부목사의 기도 내용이 문제 된 데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손 목사는 "부목사가 기도 중 한 말에 대해서도 기소하고, 그 기도를 담임목사와 공모했다고 유죄로 인정하는 것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어 "목사의 기도 내용, 문구 하나를 따와서 공모라고 한 것은 우리나라 사법이 얼마나 편향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목사는 책에서 ‘정교분리’ 문제도 핵심적으로 다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교분리는 정치가 종교에 개입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원칙"이라며 "1948년 제헌헌법을 제정하며 당시에도 국가는 종교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 조항이 들어갔다"고 전했다. 또한 "일제시대에는 정교분리를 명분으로 교회를 간섭하고 신사참배를 강요하며 종교를 억압했다"며 "그 교훈 때문에 헌법을 만든 사람들은 국가 권력이 종교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종교 자유를 보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지금은 오히려 교회가 정부 정책에 대해 말 한마디 하는 것을 정교분리 위반이라고 한다"며 "이는 헌법 취지와 정반대의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설교는 삶의 정황과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실에 적용되어야 한다"며 "기름값, 물가, 차별금지법, 교회해산법 같은 문제에 대해 교회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설교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구약의 선지자들도 왕과 권력에 대해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했다"며 "나라가 잘못돼 가고 독재 체제로 흐르는데 교회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교회의 사명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자신의 구속과 재판을 개인 사건이 아닌 한국교회와 다음세대가 직면한 자유의 문제로 규정하며 종교의 자유와 사법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최성주 기자

구속 과정에 대해서는 "100% 짜여진 시나리오라고 본다"고 했다. 손 목사는 "구속되기 전 어떤 사람이 찾아와 민주당 실세를 만나 이야기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구속될 수 있다는 말을 했다"며 "당시 변호사들은 99% 영장이 기각될 것이라고 했지만 나는 이미 구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느꼈다"고 했다. 그는 "결국 구속은 입을 막기 위한 본보기였다고 본다"며 "이런 말을 하면 잡혀간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이지만 그것은 100% 실패했다"고 내다봤다.

손 목사는 부산구치소 독방 생활과 관련 "독방은 80㎝ 너비로 양팔을 벌릴 수도 없을 만큼 좁았다"며 "계절에 따라 벌레와 함께 살아야 했고 화장실 곰팡이 등 환경이 너무 열악해 대한민국 구치소가 이 정도인가 싶었다"고 회고했다.

항소 이유에 대해서는 "형평성에 맞지 않는 것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교분리의 원래 의미, 즉 국가 권력이 종교에 개입하지 못하게 한 헌법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AI에 물어봐도 이 사건은 100% 무죄라고 볼 것"이라며 "대한민국 헌법 속기록을 보면 어떤 권력도 종교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 명백한데 설교를 심판하는 것은 말이 맞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무엇보다 항소 과정에서 형량이 가중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손 목사는 "전혀 두렵지 않다"고 했다. 그는 "일생을 전도를 위해 살아왔고 정치인이 되어본 적도 없다"면서 "하나님에 대한 신앙과 양심에 따라 감옥에 가든 독방에 가든 그것이 옳다고 믿는 일이라면 대가도 즐거움으로 받겠다"고 말했다.

한국교회 내부의 비판에 대해서는 "별다른 아쉬움은 없다"며 "사람이 말하는 것도 정치 행위이고 침묵하는 것도 정치 행위이다.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은 말을 하기를 바랄 수는 없다. 각자의 신앙에 따라 행동하면 된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교회의 현실에 대해서는 "영성을 잃어버렸다"고 진단하며, "성경의 가치를 지키지 않고 세상과 타협한 교회들은 결국 쇠퇴했다. 유럽 교회가 그 예다. 교회가 복음의 본질과 성경의 가치를 잃으면 존재 이유를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교회 생태계가 무너지면 다 죽는다. 차별금지법, 교회해산법, 개인 독재 같은 흐름 속에서는 교회가 자랄 수 없다. 그래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라며 "이 책은 한 사람의 억울함을 말하는 책이 아니라 한국교회와 대한민국 자유의 문제"라고 호소했다.

신간 ‘손현보 목사의 항소이유서’ 표지. /도서출판미래사

한편, ‘손현보 목사의 항소이유서’에는 손 목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147일간 독방 수감 생활을 하면서 경험한 내용과 이를 둘러싼 종교 자유 및 정교분리 논쟁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제1부는 경찰의 압수수색 장면으로 시작돼 구속 판결과 구치소 생활, 반복된 재판 과정을 상세히 담았다. 미국 등 해외 반응도 소개했다. 손 목사의 두 아들이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 관계자들에게 사건 경위를 설명했으며, 미국 목회자 1만8천여 명이 석방 촉구 서명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제2부에서는 부산시 교육감 후보로서 손 목사와 대담을 펼쳤던 정승윤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법률적 관점에서 사건을 분석했다. 정 교수는 예배 설교가 본질적으로 내부 공동체를 향한 발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외부를 향한 정치 행위와 동일시할 수 있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더불어 종교단체의 발언 규제와 노동조합 등 다른 단체 활동 간 형평성 문제도 함께 짚었다. 아울러 독일 사례 등을 언급하며 대한민국 선거법 역시 시대 변화에 맞게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처 : 자유일보